(근조) 그 길이 흡수해야할 피가 아직도 충분하지 못했던 겁니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무엇을 위해 죽는다'라는 말이 가장 힘들게 이루어지는
형태는 무얼까 하고 말이죠.

이를테면 '연인을 위해 죽는다'라는 약속을 지키기에 가장
힘든 방법의 성취는 바로 '결혼해서 평생을 그 연인을 위해
서 자신의 행복과 기쁨보다는 그녀를 위해서 인생 전체를
소모시켜서 늙어죽어가는 것'의 형태가 아닐까 하는데 여러
분도 거기에 동의하실 지 모르겠습니다.
그녀를 위해 한 번 몸던져서 생명을 바치는 것보다 훨씬 어렵
고 고통스러운 약속이행의 과정이 그런 것이 아닐까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삶이 그런 것처럼 말입니다.
민주화 운동은 누구 한사람의 십자가가 절대로 아닙니다.
수 많은 사람의 불편함과 두려움을 넘어선 행동과 재산적인
손해와 시간적인 낭비와 인간관계의 희생, 물리적인 고통,
나아가서 흘린 피의 소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만큼은 이땅의 민주화를 떠올리며 누구
한 분을 위해서 잔을 들어야 하는  날이 되기를 기원하게 되는군요.

죽을 고비가 몇 번 지나갔는지도 모르고, 이미 처형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적도 거쳐갔지만, 그도 이번만큼은 죽음을 비껴나가지는
못했군요.

30초반의 아직 앳된 나이로 국회의원에 당선되어서 5.16쿠데타
점령군앞에서 어짜피 취소당할 당선신고를 알면서도 올리러 갔던
그 젊은이.  그 젊은이가 훗날 김영삼 전 대통령과 함께 우리나라의
민주화의 두 상징이 되어버리게 될 지를 그를 막아선 계엄군 위병은
꿈에도 알지 못했을 것입니다. 
나아가 대한민국 역사상 첫 정권교체 대통령이 되었으며 최초의 남북
정상회담을 만들고 더 나아가서 노벨평화상까지 받게될 줄을 말입니다.

제 눈으로 본 김대중 전 대통령은 뭐, 이상적인 분은 아니었습니다.
차라리 먼저 서거하신 노통이 제겐 더욱 이상적인 모습에 가까웠었죠.
정책의 약점들, 민주화운동 전개당시의 문제점들, 혹은 도덕적으로
바르지 못했던 약점들...  그러나 그런 문제점들을 말하기에는 이미 이
분의 상징적인 의미들이 거대하게 압도해 버린 후가 어느덧 되어버렸죠.

한국 현대사의 거인은 졌습니다.

그를 싫어했건, 존경했건, 돌팔매를 던졌건, 슨상님하면서 떠받들었건...
오늘만은 그를 추모합시다.
누가 뭐라고 하건 그의 인생은, 제가 앞서 말한 그 '평생을 소모시켜서' 대한
민국의 민주화를 위한다는 약속을 고통스럽게 지켜나갔던
사람임에 틀림없습니다.

그의 영혼이 오늘 밤에 주님의 품에서(천주교 신자라고 알고 있습니다.)
생전에 누리지 못한 안식을 누리시기를...

by Joshua77 | 2009/08/18 15:53 | 종교 및 잡담 | 트랙백 | 덧글(7)

문학소녀 시리즈

일단은 우리나라에 발매된 '문학소녀'시리즈의 내용을 제법 담고 있습니다.
읽어 보지 않으신 분들께는 주의를 요합니다.
책중간의 그림같은 것을 스캔해서 올리고 싶어도 요즘 저작권 서슬이 
시퍼렇네요. ^^;;  그래서 보시기에는 다소 지리한 글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남자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여성을 둘만 꼽으라고 한다면,
대부분의 답은 비슷할 것입니다.
어머니와 아내겠죠.
그렇다면 이 두 여성의 경계에 있을 법한 여성은 어떤 여성이 있을까요?
어머니처럼 내게 한 없이 베풀어 주고, 따뜻한 공간을 만들어서 나를 허락하는,
그러면서 나보다 훨씬 내면이 강하고 성숙하며, 그렇지만 연애의 범주는 아니고,
언제나 힘들때 품에서서 쉴 수 있게 해주는 여성이라..
아내처럼 어느 정도는 나와 대등하며, 연애 대상으로 바라볼 거리에 있고, 서로가
서로에게 약간은 주고 받는 것이 가능한 거리의 여성이라..

이런 정도의 묘사가 가능한 여성은 보통은 '누나'라고 하거나 혹은 약간 특수한
범위로 좁혀서 '첫사랑의 연상의 여인'정도로 분류할 수 있겠군요.

개인적으로 저는 장남이지만, 제가 어릴 때에는 제 옆집의 누나들이 있어서, 어린
시절을 즐겁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유치원도 가기 전의 어린 저는옆집의 4자매가
사는 집에 놀러가면 제 또래의 애들과같이, 4살 위, 7살 위의 누나들과 소꿉놀이,
숨바꼭질, 곤충잡기등등을 하면서 놀 수 있었고, 그 누나들은 친절하셔서 제가 달리
다가 다치거나 하면 금방 가서 약을 내어와서 치료해 주시기도 할 정도였으니,
제가 그냥 이웃 동생치고는 많은 보살핌을 받았었죠. 
우리 어머니도 이 분들과 함께 놀면 안심하곤 하셨습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물론 오래전에 다들 시집가셨고, 전에 군인 시절에 휴가나왔을 때
그 누님들 중 한 분 결혼식에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그 누님은 절 보고 정말 행복해
하시더군요.  제 감상은 '신부가 아깝다 --+' 였지만 말입니다.)

서론이 길었군요.



이어지는 내용

by Joshua77 | 2009/07/25 15:43 | 소설 | 트랙백 | 덧글(1)

롯.데.교. - 다음 야게 펌

다음 야구토론방의 차승훈님의 게시글을 퍼 왔습니다.
내용은 25년이상 성장한 한 종교에 대한 글입니다.



요즘 무섭게 신도수를 늘리고 있는 종교, 롯데교에 처음 입교하는 새 신도를 위한 안내서.

Q : 롯데교의 주된 교리는 무엇인지요?

A : 무엇보다 부활과 재림의 신앙입니다.

언젠가 롯데가 코리안시리즈에서 우승하는 재림의 그 날이 올 것을 믿는 것입니다.

이것을 믿지 않으면 롯데교 신도라 할 수 없습니다.

Q: 예배당은 어디입니까?

A : 본당은 부산 사직 예배당입니다. 신도 3만5천 명 가량이 동시에 기도를 드릴 수 있습니다.

사직은 롯데교의 발상지로 신도들의 성지입니다.

가끔 마산 부예배당이나 롯데교의 11시 멀티인 서울 잠실 예배당등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최근 롯데교의 부흥으로 신도들이 전국 각지에 퍼져 있습니다.

예배당에 직접 오시기 힘드신 분들은 각 가정에서 '소파 예배'를 보셔도 됩니다.

Q ; 모태신앙이란 무엇입니까?

A : 어렸을 때 부모 손 잡고 예배당에 왔다가, 골수 롯데 교인이 된 사람들을 말합니다. '아주라' 기도가 만들어낸 롯데교의 특징입니다.

Q : 기독교는 일주일에 한 번만 예배를 보면 되는데, 롯데교는 일주일에 6번이라니, 너무 자주하는 건 아닌지요.

A : 대신 겨울에는 예배를 쉽니다. 최근 롯데교는 가을 예배도 8년만에 겨우 했습니다.

Q : 성직자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A : 예배시간에는 모두 10명의 성직자가 예배를 집도합니다.
성직자 가운데 영성을 받은 분들은 (聖人)의 반열에 오르기도 합니다.

Q : 찬송가가 있습니까?

A : 성인(聖人)이 등장할 때 마다 찬송가를 부릅니다.

특히 가르샤 성인이 등장할 때 부르는 '할렐루야'송은 장엄하여 신앙심을 높입니다.

예배를 마칠 때가 되면, 롯데교 최고의 찬송가 '부산 갈매기'를 부릅니다.

Q : 민한님도 성인입니까?

A : 그 분은 이미 성인의 반열을 뛰어넘어 신이 되셨습니다. 롯데교에서는 민한신이라고 부릅니다.

Q : 불교적인 요소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A : 주찬님을 부를 때는 '주처'라고 합니다. 롯데교는 동서양 신앙을 포용하고 있습니다.

Q ; 롯데교에는 독특한 의식이 있다고 합니다.

A : 예배중에 주황색 비닐 보자기를 머리에 씁니다. 마치 카톨릭에서 흰 수건을 쓰는 것과 마찬가지로 롯데 신도들에게는 소중한 의식입니다.

Q : 롯데교에 광신도가 많다는 데요.

A : 가끔 롯데교 예배에 몰입하느라 가정을 돌보지 않아 이혼 위기를 겪고 계신분, 직장에서 인터넷 예배 보시느라 해고 위기에 놓인 분들이 계십니다. 롯데교는 신도들의 정상적인 생활을 바랍니다.

온 가족 모두를 예배당에 불러서 롯데교 신도로 개종시키면 가정 문제가 해결됩니다.

직장 문제를 위해서는 휴가를 쓰시기 바랍니다.

Q : 롯데교가 다른 종교보다 나은 것은 무엇입니까?

A : 요즘 일부 종교 단체가 정치에 개입하면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지만, 우리 롯데교는 철저한 정교분리 원칙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게시판에서라도 정치 이야기를 하면 환영받지 못합니다.

또한 신도들의 돈을 뜯는 일부 사이비 종교와 달리, 우리 롯데교는 신도들에게 금전적인 강요를 하지 않습니다. 단지 예배당 입장료만 받을 뿐입니다.

Q : 이단도 있습니까?

A : 항간에 롯기동맹이라 하여 롯데 이외에도 구원이 있다 외치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는 정통 교리에 위배되는 것으로 이단입니다. 다만 롯데와 친분이 깊은 '히어로즈교'에 대해서는 아직 그 교세가 크지 않아 용인하고 있습니다.

Q : 롯데교와 반대되는 것이 있다고 합니다.

A : 기독교의 적그리스도와 같이 세상을 어둡게 하는 악마의 무리가 있으니 바로 사탄의 왕(Satan King) 입니다. 영어 약자를 줄여 부르기도 합니다.

이 무리들은 롯데 '그날'의 재림을 막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리파가 금하고 있는 벌떼 예배, 빈볼 예배 등을 하고 있어 우리 신도들이 가까이 해서는 안 됩니다.

Q : 항간에는 롯데가 전쟁 준비를 한다는데요 사실인가요?

A :롯데에는 북한의 대포동이나 남한침량용 대공포보다 위력이 좋은 홍포라는 무기가 있습니다
김정일씨가 함부로 공격을 못하는 이유가 바로 홍포의 위력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로써 타 교리들의 투수집도자들이 롯데의 홍포를 만나면 오줌부터 지린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Q : 마지막으로 롯데 기도문을 알려주십시오.

A : 롯기도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

부산에 계신 우리 갈매기여, 이름을 거룩하게 하옵시며, 나라에 임하옵시며, 뜻이 1984,1992년에 이룬 것 같이 올해에도 이루어지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홈런볼을 주옵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에러한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음주 응원을 사하여 주옵시고, 똥줄야구의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다만 연패에서 구하옵소서. 포스트시즌의 영광이 자이언츠에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주라~~!



거참, 저도 부산사람 아니랄까봐 롯데야구에 일희일비하는건 어쩔 수 없네요.
이게 부산의 유전자인지 모르겠습니다. ㅎㅎ

by Joshua77 | 2009/07/06 20:34 | 종교 및 잡담 | 트랙백 | 덧글(5)

이제 자리를 딛고 일어나면서 써갈긴 글


분향소를 일어나며


손바닥을 털털 털고 일어났더라.
좌우를 보고, 앞뒤를 보고, 상하를 보았더라.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출발점인 나를 보아라.

여기까지 슬퍼하기로 하자.
다시 말하지만, 여기까지만 슬퍼하기로 하자.
어금니 깨물며 참고 말하되, 딱 여기까지만 슬퍼하기로 하자.

지금 네가 지고 있는 짐은 과연 누가 지워준 것이었다면,
지금 네가 이고 있는 빚은 과연 누구를 향한 채무였다면,
그 눈물을 그냥 땅에 떨어진 것이 되어선 안될 것이렸다. 

네 눈앞에서 노란 봉황은 부엉이바위 위에 추락하였다.
날개를 접이고, 부러뜨리고, 뜯어내고, 낭떠러지로 밀어냈더니...

묻건데, 너는 오히려 비로소 비상했다고 믿는가?

누군가 내가 흘릴 피를 대신 흘려서 구원받는 것이 가능하다면,
또 누군가 내가 치룰 대가를 대신 치뤄서 쟁취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그러니 형제자매들아, 우리 몸을 거룩한 산 제사로 드리지는 못한다고 해도
피묻은 손에 쥐여진 담배는 한모금씩 빨아보자꾸나.

담배연기는 머리를 풀고 한 없이 자유롭게 날아갔으렸다.
담배연기는 좌도 우도 남도 북도 없이 스스럼 없이 퍼져나갔으렸다.
담배연기는 스스로를 뜨겁게 태워 고통스러운 사람들에게 잠시라도 위안을 줬으렸다.

그거면 된다.
거창한 혁명이니, 불굴의 열사니
오히려 스러진 이에게는 너무도 부담스러웠으렸지 않겠는가.

그래도 한 마디 더 해 보고 싶다면...

그제야 당신이 그리웠다고 목놓아 울어도 될 일일게다.




(누군가 제게 시인이라고 부르셔서, 그제야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런 것도 괜찮겠다 싶어서
아예 오늘의 기분을 이렇게 시적인 형식을 빌려서 끄적여 봅니다.
슬피 울고나서, 그러면 나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라는 고민은 생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들 무언가 느끼느 바 는 있을 것이고 다짐하는 바 도 있겠지요.
저 역시 이제는 이 나라에서 일아나는 일들을 다소 전투적인(?) 시각으로 임해야 하겠다는
마음이 앞서지만, 그 역시 한 때의 기분에서 끝날 수 있겠죠.  저는 생각보다 망각의 동물이
니까요. 
그러나, 그 망각을 넘어서 제게 건설적인 변화를 꾀할 수 있다면? 
아마, 저 세상에서 고인을 혹 만나 볼 수 있다면, 그 때 우리는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미안한 마음과 반가운 마음과 고마운 마음을 하나로 아우려서 고인과 덕담할 꺼리는 하나
만들어 놓는게 되겠죠.  저는 그런 변화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글을 마칩니다.) 

by Joshua77 | 2009/05/30 02:15 | 종교 및 잡담 | 트랙백 | 덧글(2)

노통 분향소를 다녀왔습니다.

부산에는 부산역과 벡스코에 분양소가 차려져 있더군요.
오후 6시 쯤 해서 조문을 드렸답니다.

08년에 저는 부산 촛불집회를 서면에서 했고...
09년에 저는 노통 조문을 부산역광장에서 하네요...
날씨는 무척 흐리고, 분향소의 장막들은 다들 무채색에,
오신 분들 옷들 색도 대부분 검은색이나 흰색 계열의 옷들...
그런데 노통의 영정만 천연색이더군요.
마치 흑백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다양한 색깔을 추구했던 분의 삶처럼 말입니다.

제가 그냥 그렇게 선입견을 가지고 봐서 그런지,
나이 드신 분들보다 젊거나, 혹은 젊다기 보다 '어리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교복입은 여고생, 딱 봐도 대학생 티가나는 남자들, 군인들, 5,6살 되어 보이는
애들을 거느린 주부들...
비록, 얼핏봐도 한국 사회에서 힘이 없어 보이는 부류의 사람들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또한 한국의 미래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부류의 사람들이었습니다.

제가 갈때는 아직 퇴근시간보다는 좀 이른시간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대충 눈셈으로 150명 정도가 분향소 앞에 줄을 서 있고
그 주위에 200명 정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좀
느는 추세였습니다.  퇴근한 시민들이 몰려서 그러리했습니다.

국화를 받아서 기다리면서
저는 노통의 영정을 정면에 보는 위치에 서 있었는데,
어쩐지 구김살 없어 보이는 노통의 얼굴 모습을 그대로 받고 서 있기는 무언가가
부끄럽더군요.
'너는 이 사람이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곳에서 억울하게 죽어갈 때 너는 뭐하고
있었나?'라고 누군가 묻는 것 같고
저는 '...' 유구무언으로 시선을 피하는 마음이 들고
그러나 노통은 '괜찮다. 뭐 나같은 늙은이 하나 죽는게 뭐 대수라고'라면서
아무렇지 않는 듯 웃는 것같은 기분이 들어서 더더욱 시선각도는 노통의
정면을 비껴나게 되더군요.

제 차례가 오자, 단앞에 나아 갔습니다.
저는 약간의 기행(?)을 했습니다.
노통 분향단 앞에는 담배들이 놓여 있더군요.
하지만 저는 담배는 싫어합니다.
안그래도 일찍 가신 분이 생명을 단축시키는 담배라니...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저는 커피를 놨습니다.
제 아버지가 저렇게 담배 많이 피우신다면 저는 옆에서
막 구박하면서 대신에 사탕이나 커피를 마시우게 했을테니 말이죠.
저는 일단은(!) 기독교인이라 큰절은 하진 않지만 손을 모아 고개를 숙이고
망자의 영혼에 평안을, 그리고 거기에 더해질 하나님의 긍휼을 바라는 기도를 했습니다.

나오면서 많은 사람이 '노란색'의 리본을 분향장막에 매는 것을 보고 저도 몇 자 적어서
매었습니다.  수백, 천 수백으로 보이는 노란색의 깃털들이 고이고 엮여서 봉황의 날개로, 그리고 그
날개를 단 봉황은 부엉이바위에 고인 피를 가르고 올라올라가 언젠가는 대한민국의 창천에 웅비하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었습니다.

윤동주시인의 서시가 떠오르기도 하고 한용운시인의 님의 침묵이 생각나기도 하는
그 광장에서 날은 흐리고, 슬픔이 감도는 저녁때에 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해 보는 저와 관계없는
사람에게 드리는 조문은 이렇게 지나갔습니다.

되새기건데, 정말 우리는 잃고나서야 정말 소중했던 것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군요.

by Joshua77 | 2009/05/26 22:48 | 종교 및 잡담 | 트랙백 | 덧글(1)

▶◀ 이... 이사람아!!

그냥 노형이라고 하겠습니다.  저랑은 별 상관 없는 사람이었겠지만, 그냥 제가 이렇게 적고 싶어지는 날이네요.

바보 노무현. 
이 말이 노형의 운명을 결정한 말이 되었구려.
난 아직도 지금이 아침 7시 20분 쯤 되어서 일어나야 할 꿈으로 여겨지지만,
애석하게도 눈을 비비고 봐도 지금 시계는 오후 1시 30분 이구려.

이런 현실과 비현실 속에서...
하긴, 지금 한국땅을 보면 결국은 자기 잇속을 위한 걸 치장하기 위한 야만과
거기에 분노하는 정서들이 마치 상식과 비상식의 대전처럼 대치하는 걸 보면
확실히 한국땅도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속에서 헤메이는 것 같구려.

추도할 줄 알았소?
난 욕하고 있소.
나도 내가 당신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 눈물이 글썽글썽해 질 줄 모르고 있었다오.
그래서 욕하고 있소.  바보 노무현. 비겁자. 패배자....

노형, 왜 그런 선택을 하신거라우.
당신이 물론 완전히 깨끗하고, 완전히 현명해서 모든 일처리가 능숙했고, 뭐 그랬
다는 건 아니오.  적어도 나는 노형이 우리같은 사람들이랑 그래도 '소통'은 되는
, 가는 귀가 먹지 않은 사람이라는 건 인정하고 있었다오.  이런건 기본 아니겠냐고요?
나도 모르겠수다.  그 기본을 지키는 걸 우리 사회는 60년을 기다려 왔고,
노형 이후로 다시 그런 사람을 찾을 수가 없어졌소.
그렇기에 그래도 당신같은 정치인을 배출한 한국사회에서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었단
말이오.  당신도 뭐 잘못한 건 있겠지. 진심이야 어쨌건 일단 실수한 건 있었겠지. 혹은
지금의 (주어생략)의 말마따나 오해받은 것도 있겠지.  그래서 당신을 무조건 거룩한
존재로 승화시킬 생각은 없소, 노형.
이젠 그런 사람이 힘들다고 덜컹 차가운 바위위로 몸을 던졌으니.
그 희미하게나마 가졌던 희망은 이제 어느 바위 위에서 솟아오르겠소.

몸을 던지기 전에 내리쬐이던 5월의 아침햇살에 자신이 그렇게 초라하게 보이셨소?
아니면 형이 죽어야. 주위의 아끼던 사람들이 편해지리라 생각하셨소?
천만의 말씀이오. 
당신은 그래선 안됬단 말이오.
5공 비리의 주역들앞에서 당당했던, 3당 합당안을 선언하던 김영삼앞에서 당당했던
당신마저도 그런 인간적인 고통앞에서 도망을 선택했었단 말이오?
적어도 당신은 그런 과거에 책임을 졌어야 했소.
죄가 밝혀지면, 다 죄값을 치르면 됬었고.
넷민주주의 시도해보던거, 인권변호사 시절의 객기로 바보소리 들어가면서 밀어
붙였으면 되는거 아니었소?  (주어생략)의 대운하같은거 국민들이 가로막아도
그런건 국민들이 밀어붙여라고 격려한다오.  설마 돈 몇 푼 받고 양성된 모당의
'사이버전사들'의 악플이 힘들었소?

당신은...
당신은 그랬으면 안되는 거였오.
그걸 당신이 모르는 건 아니었쟎소!!

내가 노형을 만나본 적은 없었구려.  사진으로, 티비 화면으로밖에 보질 못했구려.
그런 사람을 위해서 내가 눈물을 글썽이게 되다니...
그런 삶을 살았던 사람의 마지막이 왜 하필이면 도망이란 말이오.. 정말 원통하단 말이오.

대충 지금까지 해온거 보니까, 노형이 그렇게 가셔도 저 인간들 할 패턴은 안봐도 HD화면
처럼 보이는구려.  돈을 다 빼앗아가지만 않는다면 그 어떤 영혼없는 짓도 다 할 그들이 할
짓들을 말이오.
한 쪽은 '애석한 일이긴 해도 나는 잘못없다.  법과 원칙에 따라 했을 뿐이다.'라고 성명
을 낸다에 내 무엇을 걸어볼까나.
한 쪽은 그동안 정치적 이익을 위해 노형과 어떻게라도 상관 없는 것처럼 행동하더니
이제는 아주 노형을 위대하고 거룩한 사람인양 묘사하면서 언제는 아주 위해주고 떠받들어
준 것처럼 생색내겠지.
그리고 한 쪽 끝에 붙어있는 또 한 쪽은 지금까지 조용히 있었던 것을 이용해서 '이게 웬
떡이냐' 하면서 자신은 이 사태에 아무런 상관 없었음을 강조하면서 양 쪽에 가해질
비판위에 편승해서 이익을 보겠지.  그건 그 쪽 특기니까.

결국... 노형의 이런 마지막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암울한 미래밖에 유추해 낼 수 없도록
하고 있단 말이오.

삶과 죽음은 같은 선상이라고요?  웃기는 소리하지 마시오.
그런 불도 닦는 소리(불교비하는 아닙니다.  그냥 표현이 그런 걸 뿐입니다. ㅠㅠ)는 이 치열한
싸움이 끝나거든 홀가분한 마음으로 등산하면서 해란 말이오. 
당신은 청와대에 있었건 봉하마을에 있었건 치열한 전장 속에 있는 사람이었오.
왜냐하면, 노무현이라는 석자는 이미 대한민국의 아이콘이 되어버렸기 때문인거요.

이제와서 갑자기 아이콘의 저작권을 주장하면서 멋대로 그 아이콘을 지워버리면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도는 무엇을 클릭해서 들어가라는 말이오.
그것이 민주주의 2.0이었소?

오늘 무얼해도 손에 잡히지가 않아서
이렇게 넋두리 늘어놓으면서 내가 봐도 웃긴 글줄이나 써재끼고 있는데.
새삼 노형이 이런 사람이었나 싶어서 나도 놀라고 있소.
결국 당신은 바보였소.
바보 노무현.
나는 내 후손들에게 저 대통령은 바보였다고 증언할 것이오.
바보라서 멸종한 도도새처럼
멸종한 슬픈 류(類)였다고 전해줄 것이오.

당신을 완전히 지지하진 않았소.
당신의 도덕성을 완전히 신뢰하진 않았소.
그래도, 당신은 내가 심정적으로 처음으로 인정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오.


잘가시오.
바보 노무현
노형

by Joshua77 | 2009/05/23 14:02 | 종교 및 잡담 | 트랙백 | 덧글(7)

토라도라, 세심하게 꼭꼭 박아둔 보석들.

솔직히 말해서 토라도라!가 처음에 봤을 때는
그저 무난하게 잘 만든 물건으로 끝날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작년도 애니들 중에서 강한 인상을 받은 장면을 나열한 글에서
토라도라!의 장면들는 없었죠.  그러던 것이 점점 작화며, 연출이며, 스토리
진행의 밀도며 애니에서 꼽을 만한 요소들이 탄력을 받더니, 급기야 제게도
아! 하는 탄성을 내는 멋진 요소요소들을 보석처럼 박아두더니,
이제는 토라도라의 21화 진행길을 보석의 길처럼 반짝이는군요.

JC 엔터가 이제는 허니와 클로버 이후로 또 하나의 TV애니의 걸물을 남기려고
아주 힘을 제대로 쓰는 듯합니다. 

저는 다행히 원작 소설을 읽지 않았기 때문에 원작의 스토리를 미리 안다는
방해(?)를 받지 않고 애니에만 집중해서 볼 수 있는 행운(?)을 누리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건 1주 1주 기다리는 데 대해서 달관의 여유를 가진 자만이 누리는
행운이겠죠. ^^ 그렇지 않다면 이는 행운이 아닌 피말리는 저주가 될테니까요.
'아앜!! 거기서 끊으면 어떻게해!!'하면서 말이죠. ^^;;)

제가 이 애니에 대해서 할 말은 아직 할 때가 아니겠죠.
아직은 끝을 보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중간즈음이라면 모를까, 이제 발단 - 전개 - 위기 - 절정 - 결말에서 절정의 문
턱까지 간 작품을 놓고 이랬다 저랬다 품평을 하면 '그런 소리 닥치고 일단 보기
나 해'라는 말을 들어도 싸겠죠. ^^  지금은 애니진행에 숨을 죽이고 몰입할
때이지, 냉정하게 이렇다 저렇다 품평해서 분위기 싸하게 할 때가 아니니까요.

그런데 저는 좀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짓을 좀 할렵니다.

아, 물론, 그것도 정도가 있으니 논문을 쓰자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이 작품의 강점이 또한 어떤데에서까지 드러나는 지를 밝히고 싶은겁니다.
그러니 짱돌을 놓으셔도 됩니다. ^^;;
저는 19화와 21화 사이에서 두가지 요소가 눈에 보여서 한 번 그것을 좀
들추어 볼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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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shua77 | 2009/02/27 04:50 | 애니메이션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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